[CEO 25시] 삼흥열처리 주보원 사장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15-10-21 20:46 조회: 2,358

2002년 8월 10일 오전 10시. 모든 것이 무너졌다. 김해시가 조성한 주촌면 내삼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던 삼흥열처리는 입주 4년만에 산사태로 한순간에 흙더미에 파묻혔다.
창업한지 17년간 온갖 정성을 다해 쌓아올린 공든탑이 그야말로 찰나에 흙더미에 갇혀버리고 남은 것은 폐허가 되어버린 공장 터와 좌절감 뿐이었다.
주보원(54) 사장은 다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듯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천둥처럼 심장을 울렸다. 그날부터 스스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살아남기에 몰입했다.
새로운 산이 되어버린 2개 공장은 어차피 복구가 오래 걸릴 것임을 직감하고 즉시 새 공장부지 찾기에 들어갔다. 백방으로 부지를 찾아 나섰다가 많은 금액의 공장부지 대금은 차차 지급하기로 하고 인근에 5천평을 겨우 구했다. 이날부터 장장 4개월간 제대로 잠 한숨 자지 않고 공장신축에 들어가 연건평 2천평을 마련해 제품 생산을 이어갔다. 뒤돌아 보면 기적같은 일이고 어디서 그 같은 힘이 솟았는지 가끔 생각에 잠긴다.
삼흥열처리는 단조품 전문열처리업체로서 자동차와 중장비 주요 핵심부품 500종을 생산하고 있다. 
최신설비와 연구시설로 열처리 일괄생산시스템을 구축. 2002년 사고 당시 연매출이 39억원에서 작년 76억원. 올해는 9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람한 외모의 주보원 사장은 늘 환한 웃음이 특징이다. 임직원은 물론 외부 인사를 만날때도 항상 웃음을 띠고 있다. 부산 강서구 태생으로 부산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열처리업계에 종사한지 21년으로 이 분야 기술발전의 산 증인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산업포장. 국무총리 표창.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등 수많은 포상과 각종 열처리기술경기대회에서 수상 실적을 갖고 있다. 한국열처리 연구조합의 이사장직을 맡아 한국 열처리기술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주 사장은 새벽 6시에 기상해 간단한 체조로 몸을 푼 뒤 6시30분 신문을 보면서 아침을 먹고 7시20분 출근하면 그날 할일을 미리 정리한다. 오전 8시 출근해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생산시설을 점검하고 각 부서별로 보고를 받은 후 간부회의를 주재하면 대개 오전 11시가 된다.
주 사장은 이때부터 더욱 바빠진다. 방문하는 손님을 맞거나 거래처를 찾아 점심을 함께 한다. 오후 2시 열처리 연구조합 회원사들을 만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4시에는 주촌면기업협의회 회원들을 만나 중소기업의 공동발전방안을 협의한다.
오후 5시 회사로 들어와 공장 현장을 방문. 제품을 살피고 5시30분 부설연구소를 찾아 좀더 나은 신제품 기술개발을 위해 연구원들과 정보를 주고 받는다. 저녁 7시 직원들과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녹차를 타 희석한 소주를 들며 하루를 마감한다. 항상 공장이 돌아가기 때문에 퇴근하기 전 심야에도 공장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한다.
주 사장의 경영 철학은 절대 신용이다. 고객에 신용을 잃으면 다시는 회복할수 없다는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고객이 인터넷으로 자신이 맡긴 열처리 제품을 품목별로 생산과정을 볼수 있도록 생산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열처리업은 현대 기계산업에서 기계 및 부품의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는 필수 공정기술로서 상호간 절대적인 신뢰가 없으면 어려운 사업이다. 
주 사장은 또 기업이나 사회는 더불어 사는 곳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2002년 생사가 갈린 시절. 주위 지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처럼 빨리 재기하기 쉽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도 가능한 한 능력에 맞게 서로 돕고 살려고 노력한다. 직원들에게도 최대한 최고의 대우를 해주려고 힘을 쓰고 있다.
오늘도 삼흥열처리가 생산한 부품을 달고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를 보며 더욱 견고하고 수명이 긴 부품을 개발하기 위해 밤 늦은 시간에도 삼흥열처리 부설 연구소엔 불빛이 밝다. 김상우기자